한파가 조금 가시고 버틸만한 추위가 돌아온 것 같은 요즘, 다들 어떻게 지내시나요?
안부를 묻는 필자는 소규모 스타트업을 돌아다니며 경영 지원 커리어를 쌓고, 현재는 샤플앤컴퍼니에서 3년째 경영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케팅팀의 요청으로 글을 쓰게 되었는데.. 뛰어난 글 재주나 커리어를 가진 건 아니지만, 제 경험과 고민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맘에 덜컥하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업무가 +1 되었습니다.)
글을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하다 제가 경영지원 업무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고민했던 ‘경영지원의 업무 범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요.
단어에서부터 막연함과 추상적임이 느껴집니다.
한 회사를 굴리려면 다양한 일이 필요한데, 그 다양한 걸 지원한다니요.
다양함의 수준이 환경 미화 등 소소한 업무까지도 커버하기 때문에 경영 지원을 담당하는 누군가는 스스로 ‘잡부’라고 자조하기도 합니다.(저도 한때 그랬죠...)
지금은 절대 ‘잡부’로 지칭할 직무가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그렇게 생각해봤자 현타만 올 뿐이니, 자조적으로 비하하지 말고, 스스로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저는 처음 업무 범위를 설정할 때 경영의 핵심을 지원하는 것이 곧 경영지원이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경영의 핵심인 ‘돈’과 ‘사람’을 관리·지원하는 일에서 확장하고 세분화하면 그게 다~ 경영지원팀(=저와 여러분)이 할 일이 됩니다.
사람을 뽑기 위해서, 같이 일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하다못해 회사 설립을 위해 서류 한 장 발급 받는 데도 돈이 듭니다.
이런 돈을 관리하는 것이 경영지원의 주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소규모 회사에서는 크게 회계, 세무, 자금 관리 정도로 나눌 수 있겠네요.
회계 업무는 하루-한 달-분기-반기-1년의 흐름으로 루틴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회사마다 주기를 파악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회계 업무는 예쁜 재무제표를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자체 기장까지 하는 경영지원 담당자라면… 존경합니다.)
보통은 분기 결산을 통해 중간 점검하고, 연말 결산으로 재무제표를 확정하는데요.
분기 결산으로 (1) 미지급 거래처, 외상 매출처 확인, (2) 맞지 않는 기장 수정, (3) 비용 등의 적절한 분산, (4) 대략적인 손익 계산 등을 파악하고 관리하면 좋습니다.
연말 결산은 그동안의 분기 결산을 토대로 부채, 판관비, 영업이익률 등을 최종 검토하고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간혹 외부에 맡긴다고 회계 지식이 없어도 된다는 대표님들이 계시는데, 담당자도, 대표님도 모든 거래가 적절하게 기장되었는지, 건강한 재무제표를 위해 조정할 부분은 없을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하기에 회계 개념 이해, 재무제표 분석 등은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세무 업무는 절세와 밀리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규모 기업이라면 (1) 기본적으로 발생한 매출이나 지출에 누락이 없도록 관리하고, (2)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3)기한 내 신고·납부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쉽죠?)
자금 관리는 현금 흐름 관리로 회사의 유동성 확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은 회사나 신생 법인일수록 덜 신경 쓰는 경우가 있는데, 매출 규모가 작고, 불규칙한 회사일수록 자금 관리는 필수!입니다.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도 자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죠)
우리의 월급도 마찬가지지만 회사 역시 들어올 돈은 예상보다 적고, 나갈 돈은 예상치 못하게 많이 발생합니다. 개인은 신용카드라는 자본주의의 훌륭한 발명품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지만, 회사는 월급이 밀리면…. 🤯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 돈이 들고 나는 시점과 금액을 파악해 속도 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아직 현금 흐름을 관리하지 않는 회사라면 최근 3개월 치라도 어떤 비용이, 언제, 얼마나 나갔는 지 확인하고, 향후 6개월의 자금 소진 속도를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야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고, 월급이 밀리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자금 관리는 여유 자금을 굴려 매출 외 수익을 발생시키거나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대출이나 투자 등을 검토하는 것도 업무가 될 수 있겠네요! (업무 +1+1+1+1!)
앞서 말한 회계, 세무, 자금관리는 결국 회사의 살림과 연결되는데요.
회사의 크고 작은 살림을 관리하는 것 역시 경영지원의 주요 역할입니다. 이걸 우리는 ‘총무’라고 부릅니다.
앞서 간단하게 언급했던 비용 관리부터 비품 관리, 복지 관리, 환경 관리, 계약서 등 각종 문서 관리, 사내 행사 기획, 각종 인증 관리 등…이 대표적인 총무 업무로 생각나는데요.
이러한 총무 업무의 핵심은 ‘기준 세우기와 문서화(관리)’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스타트업 대표님 중 문서화를 극도로 싫어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문서를 위한 문서는 지양하는 것이 맞지만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문서는 꼭 필요합니다.
최소한의 기준이 있어야 규모가 커지면서 발생하는 일(e.g. 복지 제공 범위, 비품 교체 시기 등)에 흔들리지 않고 대응할 수 있고, 문서화가 되어 있어야 3년도 더 된 계약서를 찾아야 할 때 온갖 서류나 폴더를 뒤질 일이 없고, 한참 창고를 차지하고 있는 저 모니터는 언제 폐기할지 등의 결정을 할 수가 있거든요.
다양한 업무가 총무 업무에 포함되어 경영지원 담당자분들이 ‘난 잡부인가..’로 현타 오는 대표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소해 보이는 이 일들은 관리되지 않는 순간 돈이 줄줄 새는 큰 구멍이 되거나, 회사 제도와 문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들이기 때문에 잡무로 생각하기보단 그 중요성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별도의 시리즈를 내어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광범위한 직무라 지금은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다른 경영지원 업무와는 관점을 달리 해야 하는 것이 인사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총무나 회계 같은 경우 비용 절감과 효율화 측면을 주로 고려하지만, 인사 업무에서는 그 반대로 보이는 것들이 회사에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있어 보통의 경영지원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사 업무를 한 사람의 입·퇴사 과정으로 생각하면 [채용 - 교육 - 관리 - 평가 - 보상 - 퇴사]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표현한 저 한 문장을 수행하기 위해 따라오는 모든 일들이 인사 업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인사의 전 과정이 조직 문화와 회사의 방향성을 규정하고 증명하는 일이기 때문에 무엇 하나 소홀해선 안 되는 중요한 일입니다.
저는 특히 조직 문화나 인재 구성은 결국 창업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조직이 아무리 커져도 대표님들이 절대 놓아선 안 된다고 말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인사 업무를 병행하는 경영지원 담당자라면 대표가 그리는 회사의 방향과 문화를 잘 캐치해서 그에 맞는 조직 구성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근태 관리’를 위한 샤플이라는 아주 훌륭한 협업툴이 있다는 사실..! 모르셨다면 이 기회에 무료 체험해보시는 것도… (코쓱모쓰.. 🌼))
경영지원의 업무는 규모에 따라, 산업군에 따라, 회사의 방향성이나 경영 방침 등에 따라 수십, 수백 가지가 됩니다.
주주총회, 투자사 관리 같은 IR 업무도 해야 하고.. 제가 적은 건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간혹 길을 잃기도 하고, 현타가 오기도 하고, 답이 없는 고민들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왕 경영지원이라는 업무를 시작한 이상,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하지 않겠어요?
내가 어디까지 해야할 지 모르겠다면 저처럼 회사의 핵심이 되는 키워드 중심으로 가지를 뻗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더 깊게 파고 싶은 직무가 생길 수도 있고,이 일은 정말 아니다 싶어 직무 전환을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올라운더로서 강점을 키우며 대표님과 동료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로 성장할 수도 있을 거예요🙂.
저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아 이런저런 아티클을 많이 찾아보는데,제가 그런 글을 쓰게 되었다니 새삼 나 좀 컸나? 싶네요. (한 1cm..?)
경영지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분들, 그리고 앞으로 이 분야를 고민하는 분들께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더 성장하는 과정, 함께 나누면 좋겠네요! (마케팅팀에서 글재주 없다고 컷하면 이게 마지막이겠지만... RIP)
뭐 첫 글이자 마지막 글이 된다고 하더라도 우당탕탕 직접 부딪히며 크고 있는 저와 경영지원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
그럼 안녕히!